“축구는 남자 운동 아니야?”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축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정말 많이 들었던 질문이 있어요. “어? 너 축구해? 여자애가?” 또는 “축구는 남자들이 하는 거 아니야?”라는 말이었죠. 그 말에는 사실 악의가 담겨 있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그냥 사회가 오랫동안 그렇게 인식해 왔기 때문이에요. 학교 운동장만 봐도, 체육 시간이 되면 공은 대부분 남학생 차지였고, 여학생은 그 주변을 피하거나 줄넘기나 배드민턴하곤 했죠. 저도 그랬어요. 처음엔 그저 ‘축구는 남들 하는 거, 나는 보기만 하면 되는 운동’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한 번 발을 딛고, 한 번 공을 차보니까,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어요. ‘여자라서 안 되는 운동’이 아니라, 단지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았던 운동’이었을 뿐이었죠.
축구하겠다고 마음먹은 날, 축구화를 사면서도 망설였어요.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괜히 시작해서 창피한 일 당하는 건 아닐까?’ 그런데 한 발 내딛고 나니까,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해방감과 뿌듯함이 밀려왔어요. 사회가 만들어 놓은 '틀'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나 자신에게 되묻게 됐죠. 그리고 알게 됐어요.
축구는 남자 운동이 아니라, 누구나의 운동이에요.
여자 축구의 세계는 생각보다 넓고 다양해요
요즘 여자 축구팀이 생각보다 정말 많다는 걸 아시나요? 저도 처음엔 “과연 여자팀이 있을까?”라는 생각부터 했어요. 그런데 찾아보니까, 동네에만도 여성 풋살팀이 3~4개 있었고,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여성 축구 동호회가 꽤 많았어요. 그뿐만 아니라 지역마다 여성 리그도 열리고 있고요. 예전엔 드물던 여성 전용 풋살장도 생기고 있어요.
서울, 부산, 대전 같은 대도시는 물론이고, 최근엔 지방에서도 여성 축구 인프라가 빠르게 늘고 있어요. 어떤 팀은 실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승부 지향형’이고, 또 어떤 팀은 일주일에 한두 번 만나서 즐기는 ‘친목 형’이에요. 운동을 시작하는 목적에 따라 팀을 고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그리고 요즘은 SNS를 통해 ‘혼자라도’ 쉽게 축구를 시작할 수 있어요. 유튜브에는 여자 축구 선수들이 만든 훈련 영상, 입문자용 풋살 강의도 많고, 인스타그램이나 밴드에는 여성 축구 모임이 활발하게 열리고 있거든요.
혼자 시작하는 게 두려울 수도 있지만, 지금은 혼자여도 충분히 축구를 배울 수 있고, 연결될 수 있는 시대예요. 예전에는 여자 축구가 ‘정보가 없는 운동’이었다면, 지금은 그 반대예요. 오히려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내가 원하는 방향을 고르는 재미가 있는 시대죠.
지금, 여자들이 축구를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때예요.
여자 팀의 분위기, 그리고 진짜 팀워크
제가 여자 축구팀을 하면서 느꼈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분위기였어요. 남자팀은 실력과 결과 중심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팀이 많지만, 여자팀은 ‘과정’과 ‘서로에 대한 배려’에 더 무게를 두는 경우가 많았어요. 예를 들어, 패스를 놓치거나 실수했을 때, “괜찮아, 잘했어”라고 다독이는 말이 먼저 나오는 분위기.
처음 축구를 시작하는 입장에선 이런 분위기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몰라요. ‘못한다고 나만 민폐 아닐까?’라는 걱정은 사실 운동을 못해서가 아니라, 분위기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여자팀에서는 실력이 아니라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리고 팀에서의 우정은 정말 특별해요. 경기 후 함께 마시는 이온 음료, 훈련 끝나고 나누는 이야기, 땀에 젖은 유니폼 속에서도 느껴지는 동료애. 축구가 단순히 운동이 아니라 삶의 활력소가 되는 이유예요.
또 여자 축구는 연령대도 다양해요. 10대부터 40대까지 함께 뛰는 팀도 많고, 세대 차이를 넘는 교류가 자연스러워요. 어떤 언니는 일하고 와서 축구장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어떤 동생은 공부하다가 잠깐 와서 땀 흘리고 가요. 그 모든 모습이 너무 멋있어요.
경기에서 이기는 것도 좋지만, 함께 웃고 뛰는 시간이 더 소중한 순간이 되어줘요.
당신도 축구할 수 있어요
“내가 축구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누구나 해요. 저도 그랬어요. 체력이 약하다고 느껴졌고, 공을 찼을 때 다리에 힘이 풀리기도 했고, 심지어는 ‘왜 나는 이렇게 둔할까’라고 자책도 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축구는 ‘반복’만으로 변해요. 몇 번 차다 보면, 나도 모르게 몸이 기억하고, 실수가 줄고, 재미가 생기죠.
그리고 가장 놀라운 변화는, 몸보다 ‘마음’이에요. 축구하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내 안에 몰랐던 용기를 발견하게 돼요.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 그거 정말 강력해요.
무엇보다, 축구는 누구나를 위한 운동이에요. 잘해야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시작했기 때문에 잘하게 되는 운동이죠.
혹시 아직 용기가 안 난다면, 먼저 축구화를 신지 않아도 좋아요. 축구 영상 하나 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돼요. 근처에 있는 여성 풋살팀을 검색해 보는 것도 괜찮아요. 작은 관심이 쌓여서 행동이 되고, 그 행동이 나를 바꿔요.
여자도 축구할 수 있어요. 아니, 여자라서 더 멋지게 할 수 있어요.
축구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이제는 당신 차례예요. 공 하나로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걸, 직접 경험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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